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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서 부탁합니다, 세심한 보육 정책 펼쳐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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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송이 기자의 헬조선에서 엄마 노릇하기 <10> 아이 낳기 좋은 도시를 위해

 

외동으로 자란 나는 사실 형제·자매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래서 결혼을 한다면 꼭 둘은 낳겠다고 생각했다. 삼형제 중 둘째인 남편은 딸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래서 첫째인 아들이 좀 크고 나선 한 명은 더 낳고 싶어 했다. 그런 로망이 맞아떨어져 결국 아이가 둘이 됐다. 

   

그런데 낳고 보니 '1+1=2'가 아니었다. 아이가 두 명이 되면 손 가는 일이 두 배가 될 줄 알았는데 천만의 말씀. 힘든 일이 3배 4배로 늘어났다. 둘째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동생을 재워야 하니 첫째에게 방에 절대 들어오지 말고 거실에서 잠시 놀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어렵게 둘째를 재웠을 때, 첫째가 다다다다 뛰어와 방문을 확 열어젖혔다. "엄마, 나 똥 마려워!!"

살짝 눈을 감았던 둘째는 깜짝 놀라 자지러지고, 첫째는 당장 똥이 나올 것 같다고 울상이 됐다. 우는 둘째를 둘러업고, 첫째를 안아 변기에 앉히면서 혼자 식겁한 적이 있다. 이처럼 둘을 키우다 보니 내 몸이 딱 하나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둘째 육아휴직이 끝나고선 '방랑생활'도 했다. 첫째는 외할머니 집에, 둘째는 친할머니 집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은 타지에 근무 중이니 어쩔 수 없이 혼자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양쪽 집을 오갔다. 우리 집과 양쪽 조부모 집까지 세 집 생활을 하다 보니 나조차도 무슨 옷을 어느 집에 벗어놓고 왔는지 몰라 하루가 멀다고 찾곤 했다. 1년 가까이 이렇게 지내고 나선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맞벌이 가정은 아이를 둘 이상 낳으면 절대 안 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출산율이 낮은 우리나라 중에서도 부산은 특히 낮은 지역이다. 그래서 시에서도 '아이 낳기 좋은 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범정부적인 무상보육 정책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둘째 어린이집 비용을 보전해 주는 등의 정책을 펴기도 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지금, 누군가가 시의 출산장려 정책을 체감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글쎄요'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출산 정책은 셋째 이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출산장려금도 셋째가 넘어가면 급증하고, 다자녀 가정의 기준도 자녀가 셋 이상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특히 워킹맘의 입장에서는 두 명도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아이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한 명만 있었다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내 주변만 봐도 맞벌이 가정의 상당수는 아이 1명에 만족한다. 그러니 대다수 가정에선 다자녀 혜택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없어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후 6시에 마치고 뛰어가도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찾는 데 눈치 봐야 하는 것이 현실인 데다 칼퇴근도 말처럼 쉽지 않다. 아이가 아파서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할머니 할아버지 정도가 아니라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해야 할 판이니 죽어라 공부해서 좋은 직장 잡아도 출산, 육아 앞에서 무너지기 일쑤다. 내 주변에도 유학파 또는 대학원까지 졸업한 고학력임에도 육아에 발목 잡혀 경력단절 상태로 집에 있는 엄마가 여럿이다.

이제는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처럼 부모에게 호소해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여성과 남성 구분 없이 사회에 진출하는 요즘, 정부가 같이 아이를 키워주지 않는다면 인구 절벽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엄마 중 한 명으로서 간곡히 부탁하건대 정부가 '아이를 키우는 데 우리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세심한 출산·육아 정책을 펴주길 기대한다.

songya@kookje.co.kr

자표출처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600&key=20160714.2202118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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